"AI 데이터센터를 ○○로 유치하겠습니다."
"○○에 돔 구장을 짓겠습니다!"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겠습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종 '지역 살리기' 공약이 쏟아져 나온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종 '지역 살리기' 공약이 쏟아져 나온다.

교통 인프라 확충
도로 확장
지역 경제 활성화
기업 유치
부동산 개발
지역 균형 발전
공공의료 확충
문화·관광 개발
스마트 시티
세금 부담 완화

평소 대한민국에서 지역은 변방이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면적은 국토의 12%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 전체 인구의 51.9%가 수도권에 살며,
국내 500대 기업의 77%가 본사를 수도권에 두고있고
해마다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청년(19~34살) 인구가 수만 명이다.
인구와 자본, 기회가 수도권에 집중된 구조 속에서,
자연스럽게 주요 논의와 정책 설계 또한 '서울 중심'의 시선에서 이뤄진다.
그러나 4년마다 한 번, 지방선거가 돌아오면 갑자기 지역은 변방에서 중심이 된다.
지역불균형, 지방소멸,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의 단어들이 난무한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고 나면, 이내 잊혀질 것이다.

매년 1조 원씩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투입하고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급해 지역 인구를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공공기관이나 대학을 수도권에서 지역으로 이전하고
지역의사제를 도입해 강제로 지역에서 일할 의사를 묶어두면

정말 지역을 살릴 수 있을까

여기, 2026년 '전환'을 맞이한 지역이 있다.
충청남도 태안군이다.
2025년 12월31일, 태안화력발전소 1호기가 폐쇄됐다.
석탄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산업 정책의 변화에 따라,
2호기, 3호기 순차적으로 발전소 스위치가 꺼질 예정이다.
지역은 수도권의 식민지다.
태안화력발전소의 연간 발전량(2만4471GWh)은 서울 연간 전력소비량의 53%에 해당한다.
수도권에 값싸고 안정적인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고 김충현이 목숨을 잃었고
전기가 흐르는 송전탑 아래 주민들은 건강을 잃었다.

그렇다고해서 발전소 폐쇄가 식민지 독립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화력발전은 태안 지역내총생산(GRDP)의 40%를 차지한다.
지역경제를 떠받쳐주던 발전소가 사라지면 태안의 일자리, 주민, 학교가 연쇄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과거 산업도시였던 경북 구미, 경남 창원(옛 마산·진해)이 걸었던 길이다.

수도권이 블랙홀처럼 지역의 인구, 자원을 빨아들이면서 지역은 점점 쪼그라들었다.
인구감소지역 89곳 가운데 하나인 태안 역시 그렇다.
2025년 태안군 인구는 6만 선이 깨졌다.
1989년 서산시에서 분리될 때, 태안군 인구는 8만4천명이었다.
태안에 사는 사람 10명 중 4명(38.4%)은 65살 이상의 고령이다.
고령 인구 비중에 있어, 전국 평균(20.1%)의 갑절이다.
성별 비중은 기형적이다. 여성과 남성 분포가 35%:65%다.
여성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 태안을 많이 떠난 탓이다.
애초 청년 자체를 찾아보기 힘들다. 20~34살 청년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전국 평균의 절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