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헌 옷에 책임지는 사회

개발도상국에 ‘옷 쓰레기 산’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패스트 패션 기업은 매장 내에 수거함을 설치했다. 이런 프로젝트들로 옷의 재활용에 ‘기여’한다고 말한다. 


수도권에 있는 패스트패션 브랜드 H&M매장 안에 설치된 의류 수거함

수도권에 있는 패스트패션 브랜드 H&M매장 안에 설치된 의류 수거함


검증을 위해 2024년 8~9월 중 H&M 수거함에 6벌의 옷을 넣었다. 약 4개월이 흘렀다. 2024년 12월12일 기준, H&M 수거함에 넣은 옷 2벌이 말레이시아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말레이시아로 간 옷은 인도네시아로 주로 수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M 쪽은 “한국의 매장 헌 옷 처리를 글로벌 본부 차원에서 진행한다. 본부가 계약을 맺은 재활용·분류 업체가 선별작업을 하기에 국외에 모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의류 폐기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류 생산 기업이 나서야 한다. 유럽연합(EU)은 프랑스를 중심으로 옷을 팔아 이득을 본 ‘제품 생산자’에게 제품에 대한 ‘재활용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도입하는 추세다. 옷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재활용이 가능한 섬유를 만들고, 생산자에게 수거된 중고 섬유 선별 비용을 부과하는 등 재활용 시스템을 만드는 데 일조하게 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한국은 이 제도 도입을 미루고 있다. 장용철 충남대 공과대학 환경공학과 교수는 기업이 재고 제품을 소각하는 것을 금지하고, 기업이 제품 생산 단계부터 소재를 단순화하는 등 환경 문제를 고려하도록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 정부가 국제적 흐름에 따라 EPR 제도 의류 적용을 위한 대비’에 하루빨리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4부
헌 옷에 책임지는 사회

개발도상국에 ‘옷 쓰레기 산’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패스트 패션 기업은 매장 내에 수거함을 설치했다. 이런 프로젝트들로 옷의 재활용에 ‘기여’한다고 말한다.


수도권에 있는 패스트패션 브랜드 H&M매장 안에 설치된 의류 수거함 


검증을 위해 2024년 8~9월 중 H&M 수거함에 6벌의 옷을 넣었다. 약 4개월이 흘렀다. 2024년 12월12일 기준, H&M 수거함에 넣은 옷 2벌이 말레이시아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말레이시아로 간 옷은 인도네시아로 주로 수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M 쪽은 “한국의 매장 헌 옷 처리를 글로벌 본부 차원에서 진행한다. 본부가 계약을 맺은 재활용·분류 업체가 선별작업을 하기에 국외에 모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헌 옷의 이동이 반드시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개발도상국에 갔다는 점에서 ‘쓰레기 수출’로 귀결되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소비자들의 행동도 중요하다. 옷 생산이 환경 오염을 만든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소비를 줄여야 한다.


옷을 바꿔 입는 문화도 필요하다. 비영리 스타트업 다시입다연구소의 옷 교환 행사 ‘21프로(%)파티’다. 21프로파티는 사단법인 다시입다연구소는 2020년부터 여는 옷 교환 행사다. 사람들이 가진 옷의 21%는 입지 않는다는 설문 조사 결과에서 이름을 딴 행사다. 이 행사에서는 다양한 옷들이 새 주인을 찾는다. 


<21%파티 사진>옷 교환행사 모습. 다시입다연구소 제공

의류 폐기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류 생산 기업이 나서야 한다. 유럽연합(EU)은 프랑스를 중심으로 옷을 팔아 이득을 본 ‘제품 생산자’에게 제품에 대한 ‘재활용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도입하는 추세다. 옷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재활용이 가능한 섬유를 만들고, 생산자에게 수거된 중고 섬유 선별 비용을 부과하는 등 재활용 시스템을 만드는 데 일조하게 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한국은 이 제도 도입을 미루고 있다. 장용철 충남대 공과대학 환경공학과 교수는 기업이 재고 제품을 소각하는 것을 금지하고, 기업이 제품 생산 단계부터 소재를 단순화하는 등 환경 문제를 고려하도록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 정부가 국제적 흐름에 따라 EPR 제도 의류 적용을 위한 대비’에 하루빨리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비자들의 행동도 중요하다. 옷 생산이 환경 오염을 만든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소비를 줄여야 한다. 


옷을 바꿔 입는 문화도 필요하다. 비영리 스타트업 다시입다연구소의 옷 교환 행사 ‘21프로(%)파티’다. 21프로파티는 사단법인 다시입다연구소는 2020년부터 여는 옷 교환 행사다. 사람들이 가진 옷의 21%는 입지 않는다는 설문 조사 결과에서 이름을 딴 행사다. 이 행사에서는 다양한 옷들이 새 주인을 찾는다.


<21%파티 사진>옷 교환행사 모습. 다시입다연구소 제공

취재             박준용 조윤상 손고운 채윤태 곽진산 유나현                                             

영상 및 사진ㅣ 조윤상

인터렉티브  ㅣ UXUI디자인팀

데이터 지원 전종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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