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살리기’ 공약이 쏟아져 나온다.
평소 대한민국에서 지역은 변방이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면적은 국토의 12%도 되지 않는데
주요 논의나 정책 설계가 이뤄진다.
갑자기 지역은 변방에서 중심이 된다.
매년 1조 원씩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투입하고
특정 지역에 신산업을 유치하거나 공공기관이나 대학을 이전하고
지역의사제를 도입해 강제로 지역에서 일할 의사를 묶어두면
정말 지역을 살릴 수 있을까.
2호기, 3호기... 순차적으로 발전소 스위치가 꺼질 예정이다.
화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 등은 지역에 짓고 여기서 생산된 전력의 절반 이상은 수도권에서 소비한다.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고 김충현이 목숨을 잃었고
발전소 근처에 사는 주민들은 건강을 잃었다.
지역경제를 떠받쳐주던 발전소가 사라지면
태안의 일자리, 주민, 학교가 연쇄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과거 산업도시였던 경북 구미, 경남 창원(옛 마산·진해)이 걸었던 길이다.
1989년 서산시에서 분리될 때, 태안군 인구는 8만4천명이었다.
고령 인구 비중에 있어, 전국 평균의 갑절이다.
만 20~34살 청년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전국 평균의 절반 수준이다.
아이가 줄어드니, 매년 학교가 문을 닫는다.
초등학교 18곳 가운데 14곳이 전교생 60명 미만의 '작은 학교'다.
노인들은 하루 4~5번 다니는 버스를 타고 읍내에 나와야
병원, 미용실, 목욕탕에 갈 수 있다.
‘지역 중심’의 시선으로 충남 태안을 깊이, 오래 들여다봤다.
어떻게 취재했나
지역의 문제는 현지에 살아야만 알 수 있는 게 있다. 디스토리팀은 지난 3월 말부터 5월 초까지 40여일 동안 충청남도 태안군을 오가며 지역 주민, 공무원,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는 노동자, 기업 관계자, 태안과 관련 있는 전문가 등 201명을 만나 인터뷰했다. 취재기자 3명이 돌아가며 한 달 가까이 태안에 머물렀다. 생활권을 공유하는 서산시, 보령시도 함께 취재했다. 그리고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89곳 가운데, 전남 고흥·장흥·장성군, 전북 고창·부안군, 충북 단양·보은군 등 지방소멸대응기금이 투입된 사업 현장을 직접 찾아 살폈다.
디스토리는 한겨레 탐사기획팀의 새 이름입니다. Discover(발견하다), Dig(파다)와 Story를 합친 말로 ‘깊이 있는 스토리를 발견하고, 숨어 있는 이야기를 파헤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디스토리팀>
취재: 류석우 손고운 황예랑 송상호
사진: 최현수
영상: 한해나
디지털 인터랙티브: 김경훈 안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