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지역 살리기’ 약속의 빈틈
지역소멸을 막을 비책은 ‘문화·관광’?
1조원.
지역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해마다 지역에 배분하는 돈의 액수다.
이렇게 많은 돈은 어디에 쓰일까.
해양치유센터 이야기
2022~2025년 태안군은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174억원을 썼다.
이 중 48%(84억원)가 해양치유센터 한 곳에 들어갔다.
현 군수의 대표 공약에 총 390억원이 투입되면서 지방소멸대응기금도 흡수됐다.
기금은 센터 주변 나무 및 시설을 정비하는 데 쓰였다.
276억원을 들여 만리포 해수욕장 앞에 지어지고 있는 안전교육센터에도
지방소멸대응기금 60억원(34%)이 흘러들어갔다.
실내서핑시설 설치를 위해서다.
정원과 워케이션이 ‘그 지역만의 사업’인가
행정안전부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지역마다 배분하는 이유를
지역에 밀착한, 지역 특색에 맞는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지역만의 독특한 사업은 눈에 띄지 않는다.
○○길 조성, ○○빌리지, ○○스테이, ○○공원 등
지역 이름만 다를 뿐, 비슷비슷한 사업들 일색이다.
태안과 부안은 다르지 않았다
전국 31곳에서 동시에 진행한 ‘이것’
2022~2023년, 전국적으로 워케이션 바람이 불었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합친 말이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일상이 되면서 휴양지에서 일하는 문화가 유행했다.
2022년 이후 워케이션 사업에만 지방소멸대응기금 604억원이 투입됐다.
스마트 워케이션
세대아우름 워케이션
청년 워케이션
신중년 워케이션
...
이름만 다른 워케이션 사업이 전국 31곳에서 반복됐다.
전북 부안, 전남 보성, 충북 단양·보은·제천, 충남 서천, 경북 영천·경주, 대구 군위 등 곳곳에서였다.
그 중 19곳이 인구감소지역이다.
워케이션 센터 옆에 워케이션 센터
태안군도 워케이션 유행의 대열에 합류했다.
2024년, 만리포 전망대 밑에 워케이션 센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직선거리로 약 300미터 근처에 이미 군청에서 운영 중인 워케이션 센터가 있다.
“워케이션 센터요? 잘 모르겠어요.”
인근 카페에서 4년 넘게 일한 직원은 그런 곳이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기존 센터는 문이 잠긴 채 방치돼 있었다.
만리포 워케이션 센터 건립에 지방소멸대응기금 45억원이 투입된다.
지난해 5월 착공 예정이던 사업은, 지난 4월 첫 삽을 떴다.
보성의 워케이션 센터도 텅 비어 있었다
워케이션 유행 이후 전남 보성군은 제암산자연휴양림에
지방소멸대응기금 25억원과 군비 4억원을 들여 공간을 마련했다.
“워케이션? 그런 건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
아, 업무 볼 공간은 있어요.”
워케이션 공간이 지난해 7월 문을 열었지만,
정작 휴양림 근무 직원조차 잘 모르고 있었다.
기자가 머무른 1시간30분 동안, 이곳을 찾은 이는 한 명도 없었다.
따로 집계하는 워케이션 이용자 통계조차 없다.
사람은 일자리 찾아 떠나고, 다리와 조명만 남았다
전남 장흥군에선 문흥 빛의 거리 조성사업에 33억원이 투입됐다.
관광객 유치 차원이다.
장흥에서 나고 자란 송다혜(28)는 아이들과
탐진강변에서 저녁을 보내다 쓴웃음을 지었다.
“친구들은 진작에 광주나 부산, 일자리가 있는 도시로 떠났는데 저만 남았어요.
지역에 일자리가 없으니까 못 버티는 거죠.”
송다혜 | 28세, 장흥군 거주
태안의 목소리, 주민을 위한 ‘진짜’ 공약은
선거 때면 늘 지역 살리기 공약이 쏟아져 나온다.
인공지능(AI) 수도,
첨단산업 유치,
에너지 전환
휘황찬란한 공약들은, 빛나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별처럼 아득하다.
태안은 말한다. 마을에 진정 필요한 건, 빛나는 공약이 아니라고.
“태안이 살아남으려면 결국 새로운 일자리가 필요해요.
발전소는 어차피 폐쇄가 확정된 거잖아요.
그런데 풍력이든 뭐든 결국 발전소에서 일하는 인력이 일할 기업 자체가 없으니까…”
박슬기 | 37세, 발전소 1차 하청 노동자
“어린아이 둘 키우는데 제일 시급한 건 응급실이에요.
아이가 아플 때 태안보건의료원을 찾았는데, 조처를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다른 지역으로 가라고 하더라고요. 전문 의료진이 너무 부족해요.”
윤혜린 | 28세, 태안읍 수제케이크 가게 운영
“어디 가려면 버스를 타야 하는데, 그게 최고 고통이에요.
시장에 가려고 해도 수십 번 쉬었다 가야 해요.
무릎 양쪽에 인공 관절 넣고 허리도 부러져서 너무 힘들어요.
우리 노인네들, 차 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성일순 | 74세, 태안 남면 주민
1조원.
지역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해마다 지역에 배분하는 돈의 액수다.
이렇게 많은 돈은 어디에 쓰일까.
2022~2025년 태안군은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174억원을 썼다.
이 중 48%(84억원)가 해양치유센터 한 곳에 들어갔다.
현 군수의 대표 공약에 총 390억원이 투입되면서 지방소멸대응기금도 흡수됐다.
기금은 센터 주변 나무 및 시설을 정비하는 데 쓰였다.
276억원을 들여 만리포 해수욕장 앞에 지어지고 있는 안전교육센터에도
지방소멸대응기금 60억원(34%)이 흘러들어갔다.
실내서핑시설 설치를 위해서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지역마다 배분하는 이유를
지역에 밀착한, 지역 특색에 맞는 사업
발굴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지역만의 독특한 사업은 눈에 띄지 않는다.
○○길 조성, ○○빌리지, ○○스테이, ○○공원 등
지역 이름만 다를 뿐, 비슷비슷한 사업들 일색이다.
2022~2023년, 전국적으로 워케이션 바람이 불었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합친 말이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일상이 되면서 휴양지에서 일하는 문화가 유행했다.
2022년 이후 워케이션 사업에만
지방소멸대응기금 604억원이 투입됐다.
스마트 워케이션
세대아우름 워케이션
청년 워케이션
신중년 워케이션
...
이름만 다른 워케이션 사업이 전국 31곳에서 반복됐다.
전북 부안, 전남 보성, 충북 단양·보은·제천, 충남 서천, 경북 영천·경주, 대구 군위 등 곳곳에서였다.
그 중 19곳이 인구감소지역이다.
태안군도 워케이션 유행의 대열에 합류했다.
2024년, 만리포 전망대 밑에 워케이션 센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직선거리로 약 300미터 근처에 이미 군청에서 운영 중인 워케이션 센터가 있다.
“워케이션 센터요? 잘 모르겠어요.”
인근 카페에서 4년 넘게 일한 직원은
그런 곳이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기존 센터는 문이 잠긴 채 방치돼 있었다.
만리포 워케이션 센터 건립에
지방소멸대응기금 45억원이 투입된다.
지난해 5월 착공 예정이던 사업은,
지난 4월 첫 삽을 떴다.
워케이션 유행 이후 전남 보성군은 제암산자연휴양림에
지방소멸대응기금 25억원과 군비 4억원을 들여 공간을 마련했다.
“워케이션? 그런 건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
아, 업무 볼 공간은 있어요.”
워케이션 공간이 지난해 7월 문을 열었지만,
정작 휴양림 근무 직원조차 잘 모르고 있었다.
기자가 머무른 1시간30분 동안,
이곳을 찾은 이는 한 명도 없었다.

따로 집계하는 워케이션 이용자 통계조차 없다.
전남 장흥군에선 문흥 빛의 거리 조성사업에 33억원이 투입됐다.
관광객 유치 차원이다.
장흥에서 나고 자란 송다혜(28)는 아이들과
탐진강변에서 저녁을 보내다 쓴웃음을 지었다.
“친구들은 진작에 광주나 부산, 일자리가 있는 도시로 떠났는데 저만 남았어요.
지역에 일자리가 없으니까 못 버티는 거죠.”
송다혜 | 28세, 장흥군 거주
선거 때면 늘 지역 살리기 공약이 쏟아져 나온다.
인공지능(AI) 수도,
첨단산업 유치,
에너지 전환
휘황찬란한 공약들은,
빛나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별처럼 아득하다.
태안은 말한다. 마을에 진정 필요한 건,
빛나는 공약이 아니라고.
“태안이 살아남으려면 결국 새로운 일자리가 필요해요.
발전소는 어차피 폐쇄가 확정된 거잖아요.
그런데 풍력이든 뭐든 결국 발전소에서 일하는 인력이 일할 기업 자체가 없으니까…”
박슬기 | 37세, 발전소 1차 하청 노동자
“어린아이 둘 키우는데 제일 시급한 건 응급실이에요.
아이가 아플 때 태안보건의료원을 찾았는데, 조처를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다른 지역으로 가라고 하더라고요. 전문 의료진이 너무 부족해요.”
윤혜린 | 28세, 태안읍 수제케이크 가게 운영
“어디 가려면 버스를 타야 하는데, 그게 최고 고통이에요.
시장에 가려고 해도 수십 번 쉬었다 가야 해요.
무릎 양쪽에 인공 관절 넣고 허리도 부러져서 너무 힘들어요.
우리 노인네들, 차 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성일순 | 74세, 태안 남면 주민